"불교는 자비의 종교..성 소수자 문제 관심 가져야"

2016. 5.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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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동국대 외래교수 효록스님이 3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5.3 ryousanta@yna.co.kr

'불자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한국불교' 보고서 낸 효록 스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불교라는 종교는 살아있는 존재, 모든 중생의 고통에 관심이 있는 종교입니다. 중생들이 어떤 고통을 안고 있으며 고통의 원인은 무엇인지 살피고, 해결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최근 '불자 성 소수자가 경험하는 한국불교'라는 이색 연구를 진행한 동국대 외래교수 효록 스님은 3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불교가 성 소수자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효록 스님은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인 법안 스님의 제안으로 성 소수자 18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됐다. 인터뷰에 응한 연구 참가자들은 성 소수자와 관련한 경전 연구, 인권 관점에서의 논리 개발,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 활동 등을 불교계에 건의했다.

효록 스님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국불교가 성 소수자를 더 폭넓게 끌어안을 수 있도록 명확한 입장 표명과 함께 구체적 정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비록 불교가 동성애 등 성 소수자 문제에 대해 기독교보다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지만 "불교 역시 무관심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달라이 라마 존자는 처음에는 성 소수자의 성적 행위에 대해 부정적이다가 그들의 인권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꿔요. 그런데 한국불교는 유독 성 소수자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어요. 불교계가 반성할 부분입니다."

또 효록 스님은 "부처님은 성 소수자라고 해서 출가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며 "불가의 가르침은 성 소수자의 존재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성적 정체성이 출가 후 수행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팔리어 율장을 보면 동성애자 등이 출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만약 불교에서 동성애가 비난을 받았다면 그것은 동성과 성행위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계율로 금지된 성행위 일반을 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스님은 불교의 윤회와 업(業) 사상이 고통받는 성 소수자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성애자들을 상담한 결과, 윤회 과정에서 비록 남성의 몸을 가졌지만, 전생의 여성성이 내면에 남아있는 것으로 자신을 이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 아울러 세상 모든 것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불이(不二)의 관점에서 존재와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봄부터 불자 성 소수자 모임과 함께 매월 법회를 열고 있는 효록 스님은 "성 소수자들이 법회에 참여하고 싶어도 사회적 제약이 많다"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법회에 참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꼽았다.

또 무엇보다 성 소수자 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적극적인 관심을 거듭 촉구했다.

"불교는 자비로운 종교에요. 무관심은 무자비나 마찬가지입니다. 불교계에서 성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두고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좋겠어요."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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