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은 무자비…불교계, 성 소수자에 더 관심 가져야”

김희연 기자

불교와 성소수자 연구 효록스님 “모든 중생의 고통 풀어주어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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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자비로운 종교입니다. 무관심은 무자비나 마찬가지죠. 이젠 불교계에서 성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두고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효록 스님(동국대 외래교수·사진)은 ‘불자 성 소수자가 경험하는 한국불교’라는 독특한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해 봄부터는 불자들로 구성된 성 소수자 모임과 함께 달마다 법회도 열고 있다.

2014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은 “상담을 하면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불자이면서 성 소수자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알게 돼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엔 성 소수자들이 보는 불교와 불교계의 개선점 등을 파악하기 위해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인 법안 스님의 제안으로 성 소수자 18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도 했다.

효록 스님은 불자 성 소수자들이 자신들과 관련한 불교경전 연구와 인권 의식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효록 스님은 “불교는 살아 있는 존재, 모든 중생의 고통에 관심이 있는 종교”라면서 “중생들이 어떤 고통을 안고 있으며 고통의 원인은 무엇인지 살피고,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불교가 성 소수자를 더 폭넓게 끌어안을 수 있도록 명확한 입장 표명과 더불어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 제시가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현재 불교가 동성애 등 성 소수자 문제에 대해 개신교보다 열린 자세를 취하고는 있지만 불교도 성 소수자에 관한 언급을 사실상 거의 하지 않는 등 “무관심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효록 스님은 “경전을 살펴보면 부처님 시대에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나 인격적 폄하 없이 동등하게 대했다”면서 “불가의 가르침은 성 소수자의 존재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성적 정체성이 출가 후 수행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스님은 “성 소수자들이 안정적으로 법회에 참석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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