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연구소, 10월28일 세미나 개최
유정길 소장, 교구별 환경위 설립 제안
“탈성장 전환사회 나가야” 목소리 높여
원철 스님 “환경보살로 실천행 펼쳐야”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는 환경위원회와 함께 10월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기후변화와 불교실천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는 환경위원회와 함께 10월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기후변화와 불교실천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기후위기 시대에 불교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는 환경위원회(위원장 무관)와 함께 10월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기후변화와 불교실천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신승철 생태적지혜연구소 협동조합 이사장이 '기후변화 관련 국제사회 대응 현황'을, 민정희 기후위기비상행동 운영위원장이 '국제시민사회 및 한국사회 대응 현황'을,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이 '한국사회 종교계의 대응 현황'을, 서재영 성균관대 초빙교수가 '기후위기 극복과 전환사회를 위한 불교의 사유와 전통'을, 유정길 녹색불교연구소장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불교의 실천과 전개'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유정길 녹색불교연구소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불교실천 과제를 제안하며 “25교구 본사 중 교구본사별로 7개 정도의 기후환경실천위원회를 설립해야한다”고 말했다. 신행단체들도 환경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 유 소장은 “본말사 주지와 사무장,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을 실시해 기후 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실천적 동력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2030년까지 10년간의 활동을 위해 앞으로 1년간의 체계적인 활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차원의 기후행동 특별지원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 유 소장은 “‘기후환경실천위원회’ 등과 함께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특별지원팀은 전문위원들과 이를 전담할 실무팀으로 구성해 홍보물을 만들고 정기적인 캠페인을 조직, 교직지원과 조직지원, 지역별로 환경위원회 회의와 워크숍을 조직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은 한국사회 종교계의 기후위기 대응 현황을 소개하고 “기후위기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기초해 욕망을 부추기고 극대화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생겨난 문제”라며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돼 있고 인간들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과도 서로 돕고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우리 사회에 널리 확장하고 사회적으로도 제도화 하는 데까지 나아가기 위해 연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교 간 우월의식과 벽을 허물고 연대해야함을 강조하고 “5대종교가 매월 탈핵순례를 하고 매년 종교인 생명평화 순례와 대화마당을 열고 있는 종교환경회의의 경험과 역할이 매우 소중하다”며 “연대의 경험이 시민사회영역을 넘어 전 교단 차원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자들은 이제는 ‘탈성장 전환사회’로 나아가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기후위기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을 하려면 IMF 시기의 2배에 달하는 감축이 매년 전년 대비로 이뤄져야 한다는 연구조사가 있다.

신승철 생태적지혜연구소 협동조합 이사장은 “전환은 빨리, 생활은 더욱 활력 있게 짜내야 할 시점”이라며 “기후행동을 통해서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도록 압박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삶을 탈성장에 최적화된 수준으로 바꿔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희 기후위기비상행동 운영위원장도 “경제성장 또는 녹색성장을 목표로 하면 기후위기는 막을 수 없다”며 “한국 시민사회의 기후운동은 사회적 가치를 돈이나 경제가 아닌 돌봄과 나눔의 가치, 생태적 가치로 전환하는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시민 대다수가 경제성장 보다 돌봄, 나눔, 생태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면 정치, 경제의 다양한 행위자들도 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앞서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스님은 “지구와 우리의 생존이 결코 둘이 아님을 알고 최선을 다해 환경보살로 살아가야 한다”며 “원력을 새로이 하고 다방면에서 실천행을 펼쳐 나가자”고 말했다.

조계종 사회부장 원경 스님도 “세미나를 통해 불교적 가치가 현실적으로 우리 삶에 어떻게 투영되고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모색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불자들과 국민이 ‘자발적 청빈’으로의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세미나는 기후변화를 주제로 조계종단이 처음으로 실시한 것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조계종은 올해 초 신년기자회견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강조하고 “불자들이 생활 속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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